극단 현장 고능석 대표

극단 현장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고능석 대표 (사)극단 현장은 대부분의 지역 극단들과 마찬가지로 직장인들이 중심이 되어 밤샘연습으로 공연을 올리는 동우회 형식으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극단이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에는 너무 힘들기에 오랜 기간에 걸쳐 끊임없이 조직 운영의 변화를 시도해 왔습니다. 전문극단으로의 성장을 위해 상근단원제로 전환했고, 극단 자산의 공공화를 위해 2005년에는 사단법인으로 전환했습니다. 지난 2007년에는 구 동명아트홀을 전문공연장으로 리모델링해 현장아트홀로 개관한 이후 진주의 대표적인 문화예술사랑방으로 자리해 왔습니다.
함양군, 산청군, 사천시 등 인근 시군에 상주단체로서 문화예술을 보급하고자 2017년 12월 국민배우를 시작으로 당해 시민 극단(이중생활)의 창단을 도와 지역의 생활문화예술 보급에 앞장서 왔습니다. 지역의 대표 축제의 주제공연과 사회적 이슈에 공감하는 예술교육 등으로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극단 현장이 진주의 소중한 문화예술자산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왔습니다.
극단 현장이 이번에 복합문화예술센터를 만든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결정을 하게 된 배경은 어디에 있습니까?
고능석 대표 극단 현장의 역사에서 알 수 있듯이, 문화예술의 힘은 시민의 힘에서 나옵니다. 극단 현장이 지난 46년의 경험을 통해 획득한 교훈입니다. 따라서 도시에 문화예술이 스며들지 않으면, 그 공간은 색을 잃기 쉽습니다. 그리고 공간은 사람들의 관심과 노력으로 커질 수도, 묻힐 수도 있습니다. 진주에서, 진주시민의 힘으로, 또 얻을 수 있는 공공의 힘을 빌려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꾸리고, 그 공간을 모두의 손길로 이어가고자 합니다. 극단 현장을 진주를 대표하는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만들고자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복합문화예술센터를 건립하면서 ‘파란만장, 백만대군’이라는 슬로건을 내거셨습니다.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까?
고능석 대표 복합문화예술센터 건립에 총 15억 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됩니다. 그중 10억 원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도시재생 기금융자를 받았습니다. 나머지 금액 중 2억 3천만 원은 극단 현장의 자체 자금과 회원들의 자발적 기부로 충당하고, 나머지 2억 5천만 원은 시민들의 모금과 무이자 출자금으로 충당하려고 계획을 세웠습니다. 사실 건물의 감정가는 20억 원 정도이지만, 건물주의 배려로 13억 원에 매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극단 현장은 건물 매입비용에 약 2억 원의 리모델링 비용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극단 식구들과 고민고민한 끝에 ‘파란만장 백만대군, 복합문화공간을 만들어 주세요’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모금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파란만장 백만대군’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습니다. 사실 이 슬로건은 부산의 최우석 원장께서 제의하신 것입니다. 최 원장님은 그동안 아무 조건 없이 어려운 지역의 극단을 지원해주신 후원자입니다. 그분의 ‘파란만장이 좋겠다’는 의견에 백만대군이 출자한다면 모금 프로젝트의 성공이 가능할 것이라는 극단 식구들의 전적인 찬성도 한몫을 했습니다. ‘파란만장 백만대군’은 향후 건립될 복합문화예술공간이 현장아트홀의 사유물이 아니라 시민 예술가들의 공공자산이 되겠다는 선언적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1974년 창단한 극단 현장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면 참으로 ‘파란만장’하며, 발전적 도약을 위해 ‘백만대군’을 조직해 지역문화예술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담보한다는 함의적인 의도도 갖고 있습니다.

현장아트홀은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이 모여서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사업은 물론이고 창작활동, 시장구축, 홍보마케팅, 예술생태계 고민, 축제기획 등 다양한 분야의 일을 추진할 것입니다.
현장아트홀의 역사와 복합문화예술공간이 갖는 가치가 있다면?
고능석 대표 동명아트홀은 지난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진주에서 가장 유명한 영화관 중의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복합상영관(multiplex)의 등장으로 몰락의 길을 걸었습니다. 극단 현장은 오랜 기간 동안 빈 공간으로 있던 동명아트홀의 먼지를 걷어내고 지난 2007년 공연장 「현장아트홀」로 리모델링한 이후, 지역의 유일한 민간 소극장으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진주 원도심의 상권이 급격하게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붕괴 직전에 도달했고, 현장아트홀 건물은 건물주에 의해 부동산시장에 매물로 등장했습니다.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불안한 날들을 보내던 중 극단 현장의 단원들과 회원들의 의지로 이 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입니다.
현장아트홀이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의 변화를 시도한 것은 서부경남에서는 처음입니다. 물론 전국적으로는 많은 시도가 이어졌고 성공한 사례들도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현장아트홀이 도시재생의 중심과 원도심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며,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되는 현장아트홀은 어떻게 운영이 되나요?
고능석 대표 좁게는 연극, 넓게는 예술 분야로의 확장이 시도될 것입니다. 현장아트홀은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이 모여서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사업은 물론이고 창작활동, 시장구축, 홍보마케팅, 예술생태계 고민, 축제기획 등 다양한 분야의 일을 추진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진주문화예술의 허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장아트홀 인근을 차 없는 거리로 만들어 특색있는 문화공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급변하는 문화예술 생태계에 대응하기 위한 영상산업기반 구축 등 영상제작 스튜디오 사업도 추진했으면 하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영호남연극제를 진주연극페스티벌로 변경해 추진하는 방안도 강구 중입니다. 어려움이 있겠지만 지금까지 해 온 대로 극단 현장만의 방식으로 풀어볼 생각입니다. 이와 함께 경남연극인 페스티벌과 같은 극단의 계획이 실현된다면 도시재생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파란만장 백만대군’에 대한 지역사회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고능석 대표 사실 걱정이 많았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지역 경기는 얼어붙고, 씀씀이도 줄이는 상황에 사회적 기부가 설 자리가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모금 프로젝트도 2019년 12월에 시작했습니다. 사실 2019년 8월부터 시작했지만, 도시재생 기금융자를 받는 과정에서 시일이 걸려서 처음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희들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불과 2주 사이에 목표액의 50%를 달성했습니다. 기부자 중에는 무기명으로 고액을 기부한 분도 계시고 극단 현장과 전혀 관계없는 시민들께서도 기부에 동참해 주셨습니다. 액수도 액수지만 기부해 주시는 분들의 사연들도 다양했습니다. 극단 현장이 그동안 지역에서 해 온 활동에 대한 평가라 생각하면서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고액기부자는 후원회원 중에서 많이 해주셨고, 1,000만 원을 10년 동안 출자하겠다고 한 후원자도 계셨습니다. 500만 원과 1,000만 원을 조건 없이 기부하신 분들도 계십니다. 소액기부자들은 극단 현장을 경험한 분들이거나 공연을 보신 분, 자원봉사를 하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극단 현장은 이번 모금 프로젝트를 통해 현장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길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모금 프로젝트에 동참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변화하는 현장아트홀의 모습이 궁금해지는데요?
고능석 대표 복합문화예술공간인 현장아트홀은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꾸며질 예정입니다. 먼저 지하는 다목적 소극장으로 운영됩니다. 가변형 블랙박스 씨어터로 설계해 다양한 예술적 실험이 일어나게 하고, 관객과의 거리를 최대한 좁혀 콘서트, 강연, 워크숍, 예술가 인큐베이팅, 지역민 커뮤니티, 축제 등의 다양한 공연과 행사가 가능한 공간으로 재탄생합니다.
불과 2주 사이에 목표액의 50%를 달성했습니다. 기부자 중에는 무기명으로 고액을 기부한 분도 계시고 극단 현장과 전혀 관계없는 시민들께서도 기부에 동참해 주셨습니다. 극단 현장이 그동안 지역에서 해 온 활동에 대한 평가라 생각하면서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극단 현장은 이번 모금 프로젝트를 통해 현장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길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1층은 카페형 전시실로 운영됩니다. 갤러리 형식의 복합문화예술공간과 카페로 설계해 전시와 작은 공연이 일상이 되게 하고, 향후에는 미술관으로서의 전환도 꿈꾸고 있습니다. 인디밴드나 실내악 등 장르를 불문한 작은 공연들과 함께 음료를 마시며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커피와 음료뿐 아니라 맥주와 와인 등의 주류도 판매해 좀 더 열린 관극문화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사천 리미술관, 예술상점 등과 MOU를 맺어서 미술 관련 공동기획도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지역미술관에 대관하는 기능도 만들어서 외국처럼 자유롭고 열린공간으로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2층은 공유사무실입니다. 공유사무실이란 여러 분야에서 독립적으로 작업하는 사람들이 모여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조성한 협업공간을 말합니다. 극단 현장을 중심으로 조명 디자인, 음향 디자인, 영상 미디어, 생활예술 동아리, 시민단체 등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개인과 단체들에 공간을 제공하여 긍정적 영향을 주고받는 선순환 관계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입주단체들의 공동경비 부담형식으로 운영해 소규모 단체들의 비용부담을 덜어 주고 싶습니다. 극단 현장이 겪었던 어려움을 다른 단체가 겪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입니다.

현장아트홀은 어떤 모습으로 변모합니까?
고능석 대표 현장아트홀은 3층과 4층입니다. 현장아트홀은 밀도 있는 공연을 원하는 지역 문화예술단체들의 사랑방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동안 불편했던 공간들에 대한 개선도 이뤄질 것입니다. 현재 1개소인 분장실을 두 곳으로 늘리고, 로비와 화장실을 확장할 계획입니다. 특히 화장실은 남녀로 구분해서 더욱 편리하고 쾌적한 공간으로 리모델링할 것입니다. 공연장에 더욱 편리하게 장비 반입이 가능하도록 곤돌라 설치도 함께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극단 현장이 사회적기업으로 활동하지 못한 이유가 있습니까?
고능석 대표 사실 지역 극단의 경우 회계처리 등의 어려움으로 인해 사회적기업으로의 전환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사회적기업 전환을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주변의 작은 문화단체들로부터 “여러 가지로 힘들다”라는 말을 여러 번 들었습니다. 그래서 주춤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을 받았습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경남도의 관계자가 경남을 대표하는 사회적기업이 되었으면 하는 기대감을 전해왔습니다. 극단 현장이 사회적기업으로서 할 일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경남을 대표하는 사회적기업이 되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현장아트홀이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하면, 문화예술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운영을 위한 자금 확보 등 적지 않은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다고 보는데 어떻습니까?
고능석 대표 극단 현장은 지난 1974년 창단한 이후,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역경을 겪고 오늘날 이 자리에 서있습니다. 극단 현장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현장에 대한 회원들의 무한한 관심과 후원 덕분이었습니다. 극단 현장이 걸어온 역사를 잊지 않을 것입니다. 극단 현장이 사단법인화의 길을 선택했을 당시, 극단 현장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 선배님들이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극단 현장은 공공의 것이어야 하며, 후대에 물려 줄 자산이다.” 극단 현장은 공공의 것입니다. 지역의 작은 민간 극단에서 출발한 극단 현장이 이제 파란만장한 역경을 이겨내고 백만대군의 출자에 힘입어 진주 최초의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나려고 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극단 현장은 공공의 자산이며, 후대에 물려줄 자산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변한다면 더 이상 극단 현장은 지역에 발붙일 곳이 없을 것입니다.
극단 현장은 지난 1974년 창단한 이후,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역경을 겪고 오늘날 이 자리에 서있습니다. 극단 현장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현장에 대한 회원들의 무한한 관심과 후원 덕분이었습니다.
극단 현장이 걸어온 역사를 잊지 않을 것입니다.

현장아트홀이 진주 최초의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죠.
고능석 대표 극단 현장에 대해 주신 관심과 사랑은 진주 문화예술의 발전으로 보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더불어 현장아트홀이 무명의 가수와 음악가들이 자신들의 음악 세계를 표현할 수 있는 공연장이 되고, 뭇 예술인들이 찾는 창작의 놀이터가 되었으면 합니다. 가능하다면, 도시재생과 관련한 기관들과 함께 문화도시 재생에 작은 힘을 보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극단 현장을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시고, 격려해 주십시오. 극단 현장은 시민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지역의 문화예술을 지켜나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