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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dia review

    MEDIA REVIEW 칼럼

    지방분권시대에 지역방송국 통폐합이라니?

    윤현중진주YMCA이사장, KBS진주방송국지키기 시민대책위원회 실행위원장


    KBS의 지역방송국 통폐합 시도와 반대의 개요 

    KBS(한국방송공사)가 경영실적 악화에 대해 내놓은 방 안이 2019년 7월 18일에 발표한 KBS ‘2019 비상경영계획’이었다. 이 계획의 핵심은 진주, 목포, 순천, 안동, 충주, 원주, 포항 등 7개 지역국의 핵심 기능인 TV의 편성, 송출센터, 총무직계를 광역총국으로 옮기는 것이다. 

    이에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KBS진주방송국지키기 시민 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진주KBS시청자위원회, KBS노 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 등과 함께 KBS진주방송국 기능 조정에 반대하며 여러 차례의 간담회, 기자회견, 서명운 동, 삭발투쟁 등을 통해 적극 저지에 나서고 있다. 

    더불어 공영방송이자 재난주관방송인 KBS의 주인은 시 청자로서 KBS는 그 의무를 다할 것과 일방적인 지역방 송국 통폐합 계획을 철회하고, 제대로 된 지역방송국 활 성화 방안을 마련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S는 ‘7개 지역방송국 로컬 방송 반 납’을 골자로 하는 방송사업자 변경허가 신청서를 방송 통신위원회에 제출하였다. 만약 방송사업자 변경이 그 대로 진행된다면 KBS진주방송국에서는 자체방송을 송 출할 수 없다. 비상 상황에서도 창원총국이나 본사를 통 해서 방송을 송출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긴박한 순간을 전달하여 신속히 대처해야 하는 재난방송에 큰 구멍이 생길 수 있음을 간과한 채 총국에서 지역국 뉴스까지 포 함하는 뉴스 광역화로 지역방송 활성화를 이룰 수 있다며 본말을 전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KBS진주방송국지키기 시민대책위원회에서는 방송통신위원장 앞으로 변경허가 반대 공문과 진주시민 2,400여 명의 반대서명 용지를 보냈으며, KBS지역방송국 폐쇄 반대 전국행동과 함께 방통위 앞에서의 규탄집 회와 방통위 방송국장 면담 등을 통해 지역민의 반대 입 장을 분명히 전하였다. 현재 방통위는 KBS가 제출한 방송변경 신청 심사의 계 획은 있으나 심사일정 등을 완전히 정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역방송국을 총국에 예속하는 

    운영 방식으로 지역방송 활성화가 아니라 

    오히려 지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의 부재로 

    뉴스의 질이 떨어지고 

    재난방송의 신속한 보도에 

    한계를 가져올 수 있다. 

    핵심기능은 창원총국으로 KBS진주방송국은 출장소로 전락 

    KBS는 총국 중심의 리소스 통합을 추진하여 지역국의 총무, TV제작, 송출업무를 총국 중심으로 통합하고, 지역국의 보도인력을 총국으로 소속 변경한 후 지역 내에 배치하고, 지역 총국장의 인사권 강화 및 지역 국장 역할 조정 등을 2020년 2월부터 단행하였다. 2월 3일부터 창원총국에서 저녁 7시 뉴스를 통합하면서, KBS진주방송국이 자체적으로 해 오던 저녁 7시와 밤 9시 로컬뉴스는 지금까지 넉 달 동안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는 지역방송국을 총국에 예속하는 운영 방식으로 지 역방송 활성화가 아니라 오히려 지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의 부재로 뉴스의 질이 떨어지고 재난방송의 신속한 보도에 한계를 가져올 수 있다. 

    더욱이 로컬 방송 권한을 방송통신위원회에 반납하면 진주 인근에서 일어난 대형 재난을 진주에서 방송을 하지 못하고 창원에서 방송해야 하는 불편한 일이 일어나 게 되는 것이다. KBS진주방송국은 지역의 사건이나 현 안을 취재하여 총국에 올려주고, 방송에 편성되기를 기 다려야 하는 방송 출장소로 전락하게 되는 셈이다. 

    KBS뉴스의 네트워킹은 통폐합 없이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같은 권역끼리 아니면 다른 권역끼리도 지역권 뉴스를 조합해 방송함으로써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7시 뉴스 광역화에 대한 장점은 분명히 있지만 이를 빌미로 지역국의 방송 기능을 죽이고 인력과 예산 을 빼낸다면 지역 시청자에 대한 배신이며 공영방송의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는 일이 될 것이다. 로컬 방송 권 한을 방통위에 반납하면 다시는 해당 지역에서 KBS는 방송을 할 수 없다. 지역민들은 자신의 지역 소식을 서울이나 다른 도시로부터 받아 봐야 한다. 총국의 세입자 로 전락하여 총국의 뜻에 부합하는 기사를 취재하고, 재 난에 대처하지 못하는 KBS진주출장소가 되는 것이다. 

    지역민의 삶에 공감하고, 지역문화의 다양성을 지키고 활성화하며, 

    지역민들이 참여할 공간을 넓혀 주는 것이 지역방송국의 역할이다. 지역민의 목소리를 담아 알리고 

    지역의 정치, 경제 권력을 감시하고 지역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해야 하는것이 지역 언론이다.

    지방분권시대에 지역방송국 통폐합이라니? 

    군사독재시대에서도 KBS지역방송국은 존재하였다. 1995년 본격적인 지방분권시대가 열리고, 풀뿌리 민주 주의가 정착되면서 지역 언론 및 지역 매체는 자치분권의 중요한 축을 담당해야 하므로 지역방송국이 보다 많아지고,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 

    지역민의 삶에 공감하고, 지역문화의 다양성을 지키고 활성화하며, 지역민들이 참여할 공간을 넓혀 주는 것이 지역방송국의 역할이다. 지역민의 목소리를 담아 알리고 지역의 정치, 경제 권력을 감시하고 지역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해야 하는 것이 지역 언론이다. 중앙의 정치적 통제력을 분산시키고, 지역 고유의 정체성을 형성하 는 등의 공익적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것이 KBS지역방송국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지역에 해당 지역의 방송 권한 을 내주면서 있는 방송국을 축소·폐쇄하려는 시도는 분 명 시청자를 기만하고 배신하는 행위라 할 수 있다. KBS 는 KBS의 주인이 시청자임을 망각하고, 지역민에게 공 영방송의 역할을 다할 의무를 거부하며, 오히려 시청자 주권에 도전하는 쿠데타를 자행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방송통신위원회는 KBS지역방송국 축소·폐지 신청을 반려하라!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의 주인인 국민의 뜻에 반하고, 지역시청자들의 권익을 해치는 지역방송국 축소 및 폐쇄를 위한 KBS의 방송변경 신청을 즉시 반려해야 한다. 

    절차를 이유로 KBS가 제출한 방송계획 변경신청서에 대해 반드시 심의를 해야 한다면 공영방송의 공적책무, 시청자의 주권, 지역과 지역민의 가치를 최우선에 두고 철저히 심사하여 기각하여야 마땅하다. KBS는 시청자들이 부담하는 수신료를 주요 재원으로 운영되는 공영 방송이다. 진주시민을 포함한 지역민의 수신료를 받으 면서 지역방송국을 축소·폐지하려는 시도를 승인해주는 것은 방통위의 직무유기이며, 이는 KBS의 공공성, 공익성, 지역성을 지켜야 하는 방통위의 존재 이유가 사라지게 되는 것이므로 방통위는 KBS 방송변경 신청을 반려해야 한다.

    KBS는 지역방송국의 지역보도 역량을 강화하라 

    방송법 제44조에는 ‘공사(KBS)는 국민이 지역과 주변 여건에 관계없이 양질의 방송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 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지역시청자 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여 시청자 주권을 실현하라는 KBS의 공적 책임을 강조하는 것으로, 지역방송국은 각종 지역 현안을 신속히 전달해 지역 시청자들의 알 권리 를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지방권력을 감시하는 공적 기 능을 충실히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진정으로 지역방송 활성화를 원하고, 공영방송의 위상을 실현하여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자 한다면, 그래서 수신료의 가치를 지키려 한다면 지역방송국 기능 조정 및 축소 계획을 전면 철회하고,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는 개혁안을 다시 마련해야 할 것이다. 

    밥상을 차려놓고, 어쩔 수 없이 이런 밥상을 차릴 수밖 에 없었던 자기변명을 위한 간담회, 밥상 위의 반찬 몇 개를 바꿔보려는 그런 간담회가 아니라, 급변하는 미디 어 시장에서 시청자와 KBS 모두가 공생할 수 있는 열린 공론화의 장을 지금부터라도 개최하여 치열하게 토론하고, 함께 고민해야 한다. 

    이번 일을 기회로 삼아 KBS의 지역방송국은 지역보도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 콘텐츠 개발에 대한 투자를 확대 하여 분권형 모델을 토대로 지역 시청자의 공감을 얻어 내는 KBS진주방송국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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