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바로잡지 않으면 적폐가 된다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축제는 기로에 선다.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거창국제연극제의 파행이 바로 그 예이다. 속사정은 다 놔두더라도 행정의 개입이 불러온 참사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
진주문화예술재단에 대한 진주시 행정의 이같은 갑질, 월권, 인권모독 행위는 그 어떠한 상 황이나 변명으로도 정당화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주시는 이 사실을 은폐하려 했 다. 그리고 사건의 당사자는 그 어떠한 징계도 받지 않았다. 더욱 황당한 것은 이 사건의 공식화 이후, 진주시 모 공무원의 비공식적인 답변이다. ‘진주시장이 절대 시킨 일이 아니다.’
비록 진주시장이 시키지 않은 일일지라도, 진주시는 이 사건에 대한 엄정한 재조사와 함께 처리결과를 진주시민들에게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 공무원의 개인적 일탈에 가까운 일이니 만큼 진주시장은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식의 답변이라면 진주시민이 먼저 기꺼이 사양할 것이다.
더불어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축제는 기로에 선다.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거창국제연극제 의 파행이 바로 그 예이다. 속사정은 다 놔두더라도 행정의 개입이 불러온 참사라는 점에서 는 이견이 없다. ‘축제는 축제전문가에게 맡기고, 행정은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
축제에 있어서 이 룰이 깨지면 축제는 절름발이가 된다. 축제장에서 그 모습이 선연히 드러난다. 축제의 양은 늘어날지 모르지만, 축제의 질은 장담하기 어렵다. 축제의 본 모습은 축제 장을 찾는 사람이 제일 잘 안다. 행정이 간섭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이다.
행정의 간섭은 보조금 집행에 대해서는 지나칠 만큼 엄격해도 좋다. 그게 행정의 역할이기 에 그렇다. 축제예산이 시민의 세금이라면, 더욱 세밀하게 챙기는 것이 맞다. 하지만 전방위 적인 행정의 간섭은 옳지 않다.
‘전국의 수많은 축제들이 지자체에서 보조금을 받는 상황에서 일정 부분의 행정 개입은 모든 축제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어느 토론회에 참가한 토론자의 발언이다. 현실은 그럴지 모르지만, 그게 맞는 일인지에 대해서는 더 많은 토론이 있어야 할 것이다. 다만, 개입의 정도가 문제일 것이다.
진주평론이 지자체의 예산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지역축제에 대한 정치권의 정치 수단화와 행정의 갑질과 월권, 인격모독 문제를 지적하는 이유는 단 하나이다. 지금 이 시간 에도 진주시의 보조금을 받고 있는 단체들이 혹시라도 겪고 있을지 모를 이런 상황들을 진주시 스스로 고쳐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바로 잡지 않으면 적폐가 된다.